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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리포트]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펫 테크'가 뜬다

발행일시 : 2019-11-19 00:00
자료=2018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및 양육 현황 조사 보고서 <자료=2018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및 양육 현황 조사 보고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2018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및 양육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표본 조사에서 56.5%가 반려동물을 키웠거나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반려동물 양육비도 14만5000원에 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2027년에 6조원 규모까지 성장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이미 1400만명을 넘어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성장하는 펫 시장에 주목하고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반려동물 프리미엄 사료, 교육, 미용, 보험, 장례 등 펫 케어 대행 서비스로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생명공학 등 첨단기술과 접목된 '펫 테크' 서비스가 출시되며 고도화하고 있다.

김광회 넥스트데일리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 '펫 테크'의 시초, '펫 가전'

펫 시장이 조성된 데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pet-fam)족 증가가 주된 동력이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만큼 양육비 지출에도 더 적극적이다. 좋은 사료만 먹이는 것 외에도, 씻기거나 꾸미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가족처럼 지내려는 데 관심이 많다.

그러나 직장인 펫팸족은 바쁜 일상으로 인해 가족처럼 반려동물을 챙겨주기가 쉽지 않다. 시중에는 이들을 위한 전문가 대행서비스도 나왔지만, 정서·비용 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펫 가전은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다.

LG전자의 반려동물 전용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360o 공기청정기 펫. 반려동물 배변 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펫모드를 통해 반려동물의 털, 먼지 등을 최대 35% 더 제거한다. [사진=LG전자] <LG전자의 반려동물 전용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360o 공기청정기 펫. 반려동물 배변 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펫모드를 통해 반려동물의 털, 먼지 등을 최대 35% 더 제거한다. [사진=LG전자]>

펫 가전은 기존 사람이 쓰던 가전제품을 반려동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특화시킨 것으로, 간단하게는 펫 드라이어나 펫 모드를 탑재한 공기청정기 등이 속한다. 최근에는 사람 중심에서 벗어나 고양이 화장실, 펫 드라이룸 등과 같이 반려동물 일상에 초점을 맞춘 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스타트업 골골송작곡가에서 선보인 반려묘 스마트 자동 화장실 라비봇. 고양이화장실은 자동으로 고양이 배설물을 치워주는 가전으로 등장했다. [사진=골골송작곡가] <스타트업 골골송작곡가에서 선보인 반려묘 스마트 자동 화장실 라비봇. 고양이화장실은 자동으로 고양이 배설물을 치워주는 가전으로 등장했다. [사진=골골송작곡가]>
쿠쿠전자의 펫 드라이룸. 의류관리기를 펫 케어템으로 개조한 이 제품은 간단하고 깔끔한 방법으로 반려동물의 위생을 관리할 수 있다. [사진=쿠쿠전자] <쿠쿠전자의 펫 드라이룸. 의류관리기를 펫 케어템으로 개조한 이 제품은 간단하고 깔끔한 방법으로 반려동물의 위생을 관리할 수 있다. [사진=쿠쿠전자]>

펫 가전은 최종적으로 반려동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쓰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겁 많고 소심한 성향이 짙은 반려동물일수록 외면할 가능성도 높은데, 이 경우 반려동물이 낯선 사물에 대한 경계심을 갖지 않도록 초기에 버릇을 들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반려동물 전문가들은 펫 용품을 들이고 나서 반려동물이 낯선 제품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긍정적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사물 둔감화 교육을 권하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어려울 수 있으므로, 여의치 않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빠를 수도 있다.

◇ 펫 가전에 IT접목한 '펫 테크'

펫 테크(Pet-Tech)는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위해 개발된 기술을 통칭하는 말이다. 초연결 시대에 진입하면서 펫 테크는 기술이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반려인 대신 공을 던져주거나 문제를 맞히면 사료를 주는 제품이 등장한 데 이어, IoT 기반의 한층 실용적이고 진보한 펫 케어를 제안하는 펫 테크도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중심으로 펫 테크 개발이 한창이다. 특허정보 검색서비스(KIPRIS)에서 '반려동물'로 검색된 결과만 해도 4623건에 달한다.

특허정보 검색서비스(KIPRIS)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지적재산권은 특허·실용신안 3508건, 디자인 189 건, 상표 926건에 달했다. [사진=KIPRIS] <특허정보 검색서비스(KIPRIS)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지적재산권은 특허·실용신안 3508건, 디자인 189 건, 상표 926건에 달했다. [사진=KIPRIS]>

초기 IoT 펫 케어 제품은 원격으로 반려동물을 지켜보며 대화하거나 사료와 물을 자동 공급해주는 형태였다. 그러다 주인 대신 반려동물과 놀아주는 로봇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 로봇은 기존 로봇청소기에서 청소 기능을 빼고 반려동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와 기존 IoT 제품의 기능까지 적용했다.

펫 피트니스 로봇 바램(VARRAM)은 LG유플러스의 펫 케어 서비스 U+스마트홈 펫케어에서 제공되고 있다. [사진=바램] <펫 피트니스 로봇 바램(VARRAM)은 LG유플러스의 펫 케어 서비스 U+스마트홈 펫케어에서 제공되고 있다. [사진=바램]>
에보(Ebo)는 고양이의 사냥 본능을 일깨우는 데 특화된 로봇이다. [사진=킥스타터] <에보(Ebo)는 고양이의 사냥 본능을 일깨우는 데 특화된 로봇이다. [사진=킥스타터]>

로봇청소기처럼 실내에서 장애물을 알아서 피해 다니고, 배터리가 떨어질 때면 보충을 위해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건 기본이다. AI는 사냥감처럼 행동하며 반려동물의 주의를 끌고 멀리서 레이저를 쏘아 보내기도 한다. 이는 운동 부족의 비만 반려동물이 움직이게끔 만드는 데 적합하다. 기존에 이동통신사에서 선보였던 제품처럼 사용자가 카메라를 통해 원격으로 조종하거나 관찰할 수도 있다. 실시간 촬영이나 촬영물의 SNS 공유도 가능하다.

통신망을 이용하는 만큼 해킹에는 취약할 수 있다. 이전에도 홈 IoT 제품에 탑재된 카메라를 해킹해 사용자 일상을 몰래 관찰한 사례도 다수 보고된 만큼, 업계는 중간 게이트웨이 서버 없이 P2P(Peer to Peer)로 직접 데이터를 전송하는 등 다양한 보완책을 동원하고 있다.

◇ 생명을 다루는 펫 테크

반려동물은 사람의 일생보다 짧게 살지만 관리만 잘 해준다면 본래 수명보다 장수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평소 규칙적 운동을 시키는 것 외에도, 키우는 반려동물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 반려동물은 사람처럼 대화를 할 수 없으므로, 여기에는 갓난아기를 대하는 것과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

마이펫진은 국내에서 개발한 반려동물 유전자 감별 서비스다. [사진=마크로젠] <마이펫진은 국내에서 개발한 반려동물 유전자 감별 서비스다. [사진=마크로젠]>

반려동물 유전자 감별 서비스는 이런 접근으로 탄생한 실용적인 사랑법 중 하나다. 본인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유전자 정보를 알고 있으면,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찾거나 조류처럼 암수구분이 어려운 반려동물의 짝을 찾아줄 때 유용하다. 유전적으로 어떤 병에 취약한지 미리 알고서 대비도 할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 핏펫에서 개발한 어헤드(Ahead)는 간단한 소변검사를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핏펫] <국내 스타트업 핏펫에서 개발한 어헤드(Ahead)는 간단한 소변검사를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핏펫]>

반려동물을 위한 간이 건강검사 키트도 있다. 사전지식이 부족한 반려인도 누구나 간단한 소변검사를 통해 키우는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반려동물 전용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이 기기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 심박 수, 걸음 수, 운동 시간 등을 실시간 기록할 수 있다. 평소 건강관리는 물론 수의사에게도 훌륭한 참고자료가 될 전망이다.

반려동물 목줄은 웨어러블 기기화 되고 있다. 이 제품은 펫케어 로봇 에보(Ebo)의 자매품인 활동추적기다. [사진=킥스타터] <반려동물 목줄은 웨어러블 기기화 되고 있다. 이 제품은 펫케어 로봇 에보(Ebo)의 자매품인 활동추적기다. [사진=킥스타터]>

펫 케어에 생명공학, 의학, IT 기술이 접목되면서 펫 테크도 스마트 헬스케어로 나아가고 있다.

◇ 펫 테크, 기술에 마음까지 담을까

8월 31일은 반려동물 등록제에 의거해 키우는 3개월 이상의 반려견을 구청에 자신 신고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이 제도는 사용자 관리를 강화하고 유기견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등록을 위해서는 키우는 반려견에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심거나,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를 부착해야 하며, 이것도 원치 않으면 등록 인식표를 부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잃어버린 반려 동물을 주인에게 찾아주기 위함이다. 좋은 취지지만 시행 배경을 보면 반려동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씁쓸한 민낯도 드러난다.

천안시만 하더라도 해마다 잃어버리거나 버려지는 동물은 1500마리에 육박한다고 보고됐다. 천안시 유기동물 보호센터는 감당할 수 있는 예산과 수용능력을 초과했고, 이에 100마리를 안락사하려다 동물 애호가들의 반발에 부딪힌 일도 발생했다.

천안시 유기동물 보호센터는 보호중인 유기동물 100마리를 안락사하려다 동물 애호가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사진=MBC] <천안시 유기동물 보호센터는 보호중인 유기동물 100마리를 안락사하려다 동물 애호가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사진=MBC]>

반려동물의 유기행위 증가는 사전지식이나 책임감 없이 반려동물을 입양한 반려인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외국과 달리 반려동물 입양을 위한 자격심사제도가 없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엄격한 자격심사를 운영하는 독일과 달리, 국내는 반려동물을 사고파는 행위가 만연하다. 여기에 일부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강아지를 만들어내는 일명 '강아지 공장'을 운영하거나 해외에서 불법으로 희귀야생동물을 밀수하는 등 생명경시 현상마저 심각해지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와 늘어나는 유기동물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독일과 같은 반려동물 보호법과 심사제도가 조만간 도입될 것으로 보이며, 펫 테크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다시 한 번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펫 테크는 반려인을 돕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향후 반려동물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기술로도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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